그리하여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노무현의 말과 글

노무현 지음 | 노무현재단 엮음

발행일 2019년 5월 3일
ISBN 9788971999479 04080
면수 408쪽
판형 46판 128x188mm, 소프트커버
가격 13,000원 (전자책: 10,400원)

노무현 전집 6

한 줄 소개
노무현 대통령의 명문장, 명연설, 진심을 담은 글들을 모았다
주요 내용

노무현의 역사는 곧 말과 글의 역사다!

 

노무현 대통령은 논리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말에는 투지가 들끓었고, 그의 글은 날카로웠다. 전업작가의 매끄러운 문장과는 다른, 현장의 냄새가 났다. 대통령으로서 노무현은 특히 언행으로 인한 문제가 많았다.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 익숙한 공식에 들어맞지 않는 언행, 우리는 새로운 유형의 대통령을 만난 것이다. 재임 시절, 언행을 문제 삼던 당시의 뉴스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방송 뉴스를 봤더니 대통령이 말이 많다고 합니다. 저더러 말을 줄이라고 합니다. 독재자는 힘으로 통치하고 민주주의 지도자는 말로써 정치를 합니다. 제왕은 말이 필요 없고, 권력과 위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말 못하는 지도자는 절대로 지도자가 될 수 없습니다. 전 세계 민주국가의 지도자 가운데 말하지 않는 지도자가 어디 있습니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엄청나게 말을 많이 했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국회의사당에 나와 야당 지도자와 토론하고 치고받고 반박하고 비꼬는 말을 했습니다. 제가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말 못하게 했으면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겠습니까. 대통령에 당선된 날 입을 딱 다물어 버리라는 것입니까. 말이 안 되는 얘기입니다. 대통령이 가진 (통치) 수단 가운데 중요한 것은 인사권과 말입니다. _『노무현 1946~2009』 2006. 12. 28. 중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특히 연설을 잘했다. 연단에 선 노 대통령의 모습은 투사였다. 정제되지 않았지만 귀에 쏙쏙 박히는, 국민들에게 쉽고 정확하게 모든 사안들을 설명했다. 한일관계 담화문 첫 문장이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 가슴 뛰게 하는 이 한마디가 그날 연설의 제일 첫줄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초선 국회의원 시절 대정부 질의는 그야말로 노무현이라는 인간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대정부 질의문 중 두 부분을 소개한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부산 동구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된 노무현입니다.

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별로 성실한 답변을 요구 안 합니다. 성실한 답변을 요구해도 비슷하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만일 이런 세상이 좀 지나친 욕심이라면 적어도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월남전 생각이 납니다. 월남전에 대해서 온 세계가 비난을 하고 민족의 자율성을 들어서 비난하는 견해가 있었을 때 정부는 슬그머니 여론을 이렇게 조성했습니다. ‘월남전에 참여해서 벌어 온 돈으로 우리의 경제가 발전되었노라’고 이렇게 사람들을 속이려 했습니다. 바로 이 발상이야말로 돈이면 무슨 짓이든 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 나라 백성을 몇 만 명이든 죽일 수 있다는 끔찍한 발상입니다. 저는 이렇게 묻겠습니다. 그런 발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파이를 크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니네들 자식 데려다가 죽이란 말이야, 춥고 배고프고 힘없는 노동자들 말고, 바로바로 당신들의 자식을 데려다가 현장에서 죽이면서 이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킵시다.

 

“니네들 자식 데려다가 죽이란 말이야!” 초선 의원이 정부 부처의 장관과 다선 국회의원들이 수두룩 앉아 있는 그 자리에서, 조금의 기죽음도 없이 내지르는 기백이다. 이 글은 당시 녹음된 음성과 함께 들어보길 권한다.

이 책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과 글의 역사가 담겨 있다. 살아생전에 수많은 말을 남겼지만, 그중에서 특히 ‘노무현’다움을 보여주는 것만을 선별했다. 노무현의 정신을 뚜렷이 보여주는 것들로만 모았다. 이 책의 모든 글이 노무현이다. 노무현을 안다는 사람도 그의 글을 정독해본 경험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글을 통해, 말을 통해 노무현을 알아보자. 이 땅의 평화와 진보를 염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의 서문

(참여정부에서 비서관을 지내며, 노무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본 윤태영 비서관이 이 책의 서문을 썼다.)

 

정치는 말이다. 말은 정치의 시작이고 끝이다. 정치인은 말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말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정치인이 아니다. 세상을 바꾸려는 정치인이라면, 시민의 삶을 보살피는 정치인이라면, 시대정신과 가치를 추구하는 정치인이라면, 이 땅의 진보를 지향하는 정치인이라면 그의 하루는 말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정치인 노무현, 나아가 대통령 노무현의 일상이었다. 그는 말로 정치하고 통치했다. 정치인으로서, 또 대통령으로서 그가 가진 최고의 재산이자 무기였다.

노무현의 역사는 곧 그가 했던 말과 글의 역사다. 그는 언제나 초과 권력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말이나 글에 의지했다. 말과 글로 참모를 설득했고 장차관들의 이해를 구했으며, 정치적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던졌다. 혼란한 상황을 명쾌하게 정리하는 한마디이기도 했고, 힘겹고 고달픈 사람에게는 용기와 따뜻함을 전하는 위로이기도 했다. 상대에 따라 뼈아픈 일침이 되기도 했고, 그의 실수를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끝없는 논란의 소재이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느 정치인보다 많은 말과 글을 남겼다. 치열했던 삶의 유산이다. 서거 10주기를 맞아 그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말과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정치인 노무현, 나아가 대통령 노무현의 흔적이다. 우리는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던 ‘국민 통합’에 대한 집념을 만난다. 결코 타협할 수 없었던 불굴의 원칙도 만난다. 동과 서, 남과 북, 보수와 진보 모두의 공존을 추구하는 철학도 만난다. 무엇보다 세상과 사람에 대한 그의 뜨거운 열정과 무한한 애정을 만난다.

노무현을 기억하는 것은, 노무현의 말과 글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의 말과 글에 더욱 익숙해질수록, ‘사람 사는 세상’은 우리 곁으로 한 걸음 더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감히 일독을 권한다.

 

2019년 5월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 윤태영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었다.

1부 ‘노무현의 도전’은 변호사 업무 정지 이후 부산 동구에서 제13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시절부터 대통령에 당선되기 직전, 노사모의 바람이 폭풍처럼 몰아치던 밤까지의 글들을 모았다. 노동운동과 인권 운동에 헌신해 온 노무현 변호사, 노무현 국회의원의 모습을 오롯이 담아냈다.

2부 ‘겸손한 권력, 노무현’은 대통령 재임 시절의 글들을 모았다. 비교적 1부의 글에 비해 정제되어 있는데, 이는 청와대 비서관실에서 어느 정도 연설문을 매만졌기 때문이라 생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의 정신은 생생히 살아 숨 쉰다.

3부 ‘우리 민족에게 자유와 평화를’은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한 노무현 대통령의 바람을 적었다. 통일과 경제발전 등 모든 가치에 우선하는 것은 민족의 자유와 평화다. 평화를 향한 그의 의지와 노력을 엿볼 수 있다.

4부 ‘노무현과의 대화’는 유시민 작가와 노무현 대통령의 대담을 한 편 실었다. 이 대화가 이루어진 시기는 2002년 2월 15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 상임고문이었고, 유시민 작가는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던 시기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였으며, 따라서 이 대담은 대선 후보 사전 인터뷰의 성격이 강하다.

 

 

책 속에서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만일 이런 세상이 좀 지나친 욕심이라면 적어도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_「초선 의원 노무현의 첫 대정부 질의」 중에서

 

그러나 경찰 중립화, 사법부의 독립, 언론의 민주화를 포함하여 권력의 수족이기를 거부하는 우리의 노력마저 사라졌다고 믿지는 않는다. 성과는 적고 진척은 더디다 할지라도 우리 국민은 그것을 지지하고 또한 요구하지 않는가. 정당하고 의로운 권력을 세우기 위해 싸워 온 위대한 우리 국민들이 말이다. 우리의 길이 승리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이 패배가 아니라 패배주의이듯이, 나 역시 그리고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뜻을 같이하는 많은 사람들이 무력감을 벗어나 함께할 수 있는 때가 곧 오리란 것 또한 나는 믿는다. _「두려운 것은 패배가 아니라 패배주의다」 중에서

 

『조선일보』는 어두운 과거를 스스로 청산해야 한다. 『조선일보』 사주는 비리의 실체가 드러난 마당에 국민에게 사죄하고, 기자들에게 언론의 자유를 돌려주든가 아니면 언론사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 기자들은 스스로 숭고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언론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는 데 맞서고,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항거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시민들은 언론의 편파 보도에 매몰되지 않는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는 항의하는 당당한 시민이 돼야 한다. 왜곡 보도를 일삼으면서 역사 발전을 가로막는 『조선일보』와 맞서 싸워야 한다. _「내가 조선일보와 싸우는 이유」 중에서

 

이제 저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저는 정치 지도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지 반란군 대장이 되고 싶은 사람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이 반란은 저도 거역할 수가 없습니다. 저도 이제 반란군의 지도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반란은 떳떳치 못한 이 사회의 기득권에 대한 반란이고, 낡은 정치 문화에 대한 반란이고, 원칙도 소신도 없이 보따리 싸 들고 왔다 갔다 하는 철새 정치에 대한 반란이고, 그리고 원칙을 무시하고 반칙과 불복을 일삼는 불복 정치의 반란입니다. 이런 반란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_「노풍 대폭발의 날」 중에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우리에게 역사의 과제가 남아 있는 한 노사모는 끝날 수 없습니다. 노사모는 노무현을 위한 조직이 아닙니다.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만든 모임입니다. 한국 민주주의, 새로운 역사를 위한 모임입니다. 저도 임기를 마치면 노사모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친구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때까지 저는 대통령으로서, 여러분은 깨어 있는 시민으로서 최선을 다해 나갑시다. _「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중에서

 

어떤 가치도 평화 위에 두지 않을 것이며 평화를 최고의 가치에 두고 관계를 관리해 나가면 우리는 평화가 깨지는 일이 없도록 충분히 관리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폐기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폐기를 위한 노력이 또 다른 어떤 충돌의 계기가 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폐기할 때까지 매우 합리적이고 냉정한 판단을 통해서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고 마침내 남북 관계, 동북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공동 번영의 질서를 만들어 나감으로써 궁극적으로 핵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_「2006. 11. 2. 외국인 투자 유치 보고회 발언」 중에서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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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전집을 발간하며

서문

1부 노무현의 도전

초선 의원 노무현의 첫 대정부 질의
방위산업체 파업 투쟁은 정당하다
국회의원 사임서
두려운 것은 패배가 아니라 패배주의다
제대로 하기 힘든 국회의원 노릇
이 청년을 누가 내게 보냈을까
비움과 채움의 미학
내가 『조선일보』와 싸우는 이유
‘가치 문화의 시대’를 열자
노무현이 만난 링컨
내가 선택한 길을 내 뜻대로 걸었다
노풍 대폭발의 날

2부 겸손한 권력, 노무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중에서
제1차 참여정부 국정토론회 발언 중에서
청남대에서
공정한 언론, 투명한 정부
나의 삶, 나의 꿈
북악산을 시민의 품으로
새로운 시대, 언론의 소명
정책기획위원회 오찬 발언 중에서
국무회의 발언 중에서
국민 화합을 위한 기원 대법회 발언 중에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제헌절에 즈음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균형 발전 주요 인사 오찬 간담회 발언 중에서
여러분에게 희망을 겁니다
방과후학교 모범 현장 방문 및 성과 보고회 발언 중에서
벤처 기업인을 위한 특강 중에서

3부 우리 민족에 자유와 평화를

중부전선 전방 부대 방문 인사 중에서
차분함과 냉정함을 당부드립니다
역사의 당당한 주인이 됩시다
EU 통합과 동북아 시대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
외국인 투자 유치 보고회 발언 중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동포 간담회 발언 중에서
5·18의 역사는 우리의 피 속에 살아 있습니다
원광대학교 명예박사 학위 수득 특별 강연 중에서
6월항쟁은 아직 절반의 승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13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식 발언 중에서
남과 북의 길이 다를 수 없습니다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통과하기 전 발언 중에서
역사는 진보한다, 이것이 나의 신념이다
대북 정책,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4부 노무현과의 대화

인간 노무현, 흔들리지 않는 게임의 법칙

노무현 대통령 연보

지은이·옮긴이

노무현 지음

1946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1966년 부산상고를 졸업했다.

1975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77년 대전지법 판사를 지냈다.

1978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제13, 15대 국회의원과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했고

제16대 대통령을 지냈다.

2009년 5월 23일 서거했다.

노무현재단 엮음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의 가치와 철학, 업적을 널리 알리고 그 뜻을 나라와 민주주의 발전의 기틀로 세우고자 2009년 9월 23일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으로 운영되는 세계 유일의 대통령기념사업단체이기도 하다. 대통령기념관·시민센터 건립을 비롯해 봉하의 노무현대통령의집과 대통령 묘역 및 생태문화공원 운영·관리, 각종 추모기념사업, 사료편찬사업, 노무현시민학교를 주축으로 한 교육연구사업, 장학사업 등을 통해 깨어 있는 시민의 힘을 모으고 더 크게 키우는 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다.

편집자 100자평
노무현의 역사는 곧 그가 했던 말과 글의 역사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느 정치인보다 많은 말과 글을 남겼으며, 이는 치열했던 그의 삶의 유산이다.
독자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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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정보
발행일 2019년 5월 3일 | 최종 업데이트 2019년 5월 3일
ISBN 9788971999547 | 가격 10,4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