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다림, 시간의 선율과 공명하는 마음의 산책
―문학과 예술, 인문학을 경유하여 탐색하는 생의 비밀스런 사건
“기다림은 몰입이고, 집중이다.
내면의 깊이요, 관심이다.”
기다리는 동안 시간은 우리의 몸속으로 들어온다.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과 한 몸이다.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지 못할 때조차 우리는 기다린다. 일상적인 기다림에서 드러나는 도구적 특성 ‐ 보통 우리는 기다림보다 더 값어치 있는 것을 기다린다 ‐ 은 기다림의 이 은밀하고 실존적인 측면들을 감춰버린다. 다시 말해서 기다림은 우리의 분주한 일상 속에 깊숙이, 어쩌면 신경질적으로 파묻어두었던 삶의 낯선 양상들을 제대로 마주할 기회인 것이다. 마지못해 기다림에 끌려가기보다는 차라리 기다림의 경험을 스스로 요구할 때 우리는 시간의 상품화 경향에 맞설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되고, 시간을 중요한 것으로 만들면서 스스로 중요한 존재가 된다.―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