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와 단테, 우주의 비밀을 발견하다
원제 | Aristotle and Dante Discover the secrets of the Univer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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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6년 2월 1일 |
ISBN | 9788971997079 44840 |
면수 | 448쪽 |
판형 | 변형판 140x210 |
가격 | 14,500원 |
분류 | 절판도서 |
나는 만 열다섯 살이었다.
나는 지루했다.
나는 비참했다.
내 심정 같아서는, 태양이 하늘에서 파랑을 싹 녹여 버렸으면 싶었다. 하늘도 나만큼 비참해지게.
스톤월 도서상, 마이클 L. 프린츠 아너상, 롤링스톤 선정 역대 청소년 소설 40선,
미국청소년도서관협회(YALSA) 선정 10대 청소년 소설, 푸라 벨프레 작가상
2013년 ‘스톤월 도서상’ 수상작이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성소수자의 삶과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퀴어소설’이다. 아울러, 삶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성장의 계단을 오르는 십대들을 위한 ‘청소년소설’이다. 배경은 로널드 레이건 재임기인 1987년, 텍사스 주 엘패소. ‘위대한 미국’이라는 기치 아래 보수화로 치닫던 1980년대 말 국경도시를 배경으로 열다섯 살 멕시코계 미국 소년 ‘아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할아버지의 이름을 딴 ‘앙헬 아리스토텔레스 멘도사’라는 거창한 본명 대신에, 알파벳 순서를 살짝 바꾸면 ‘에어’(Air)가 되는 애칭 ‘아리’(Ari)로 불리고 싶어 하는 이 소년의 삶은 지루하고 비참하며 슬프다. 늦둥이로 태어나 속마음을 털어놓을 상대가 없는 외톨이라서? 혹은 입에 올리기조차 두려운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에 수감된 큰형의 그림자 때문에? 어쩌면 베트남 전쟁 참전 트라우마를 속으로 삭이며 ‘혼자만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아빠를 빼닮은 탓에? 왜 그토록 슬픈지 뚜렷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아리가 또래 남자아이들과 사뭇 ‘다르다’는 것.
“나는 그저 그들과 말하는 법을 몰랐고, 그들 틈에서 나 자신이 되는 법을 몰랐다. 남자애들 틈에 끼어 있으면 내가 덜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자애들 틈에 끼면 내가 멍청이 같고 부적격자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치 그들은 모두 같은 동아리인데 나만 회원이 아닌 듯했다.”(본문 36~37쪽)
내성적이면서도 강직한 성격 탓에 주먹다짐을 벌이기 일쑤인 아리 앞에 어느 날 한 소년이 나타난다.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 ‘단테 킨타나’다. 너무나 거창한 이름을 가졌다는 공통점과, 집단 속에서 홀로 ‘변태’가 된 듯한 서먹함을 느낀다는 공감대 때문에, 그리고 수영장에서 처음 마주친 순간부터 서로를 끌어당긴 강력한 힘에 이끌려 둘은 친구가 된다.
이제 ‘아리스토텔레스와 단테’는 그들 앞에 놓인 ‘우주의 비밀’을 찾아서 ‘멀고 굽이진 길’ 위에 함께 오른다. 내가 과연 누구인지, 왜 나는 남들과 다른 규칙에 얽매여야만 하는지, “저 바깥에서 온 세상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부모들의 격려와 달리 왜 세상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지 않는지, 냉랭한 세상 속에서 어떻게 나답게 살아갈 것인지…… 온통 물음표로 넘쳐나는 길 위에서, 아리와 단테는 때로 비틀거리고 때로 호되게 쓰러지면서 천천히 나아간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에게 주어진 ‘우주의 비밀을 발견’해 낸다. 자기혐오를 뛰어넘어 성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감추려고 할수록 더욱 세차게 타오르는 서로를 향한 사랑을 끌어안는 것이다.
지난 2015년 세계는 ‘동성혼 법제화’를 비롯해 성소수자의 기본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들끓었다. 6월에는 서울 한복판에서 퀴어 퍼레이드가 성대하게 열렸다. 세계적인 흐름에는 다소 뒤처져 있지만, 지금 우리가 거대한 변화의 물결 위에 서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더욱 많은 영감을 준다.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의 정욜 대표가 추천사에서 쓰고 있듯, ‘정체성을 고민하는 청소년에게는 우주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되고, ‘모든 청소년들에게는 차이의 가치를 배우는 계기’가 되어 줄 책이다.
★벤하민 알리레 사엔스는 사이드와인더 방울뱀과 같은 괴력을 지닌 작가이다. 행간의 문장들이 울림 있는 순간들로 이어지다가, 어느새 감동적인 진실들로 일격을 가해 읽는 이를 쓰러뜨린다. 아리와 단테의 우정 이야기는 점점 강폭을 넓히고 굽이치는 강물처럼 흐르면서 진실들을 드러내 보인다. 사랑이 얼마나 어려운지, 가족이 우리에게 어떤 힘이 되는지, 진정한 자아를 발굴하려면 얼마나 고통스럽고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어야 하는지.
_주디 블런델, 전미도서상 수상작 『그 여름의 거짓말』의 저자
★아름다운 이야기를 기막힌 솜씨로 들려주는 작품이다. 사엔스는 십대 소년들을 이해하는 각별한 능력과 웅숭깊은 시선으로 더러 아슬아슬해 보이는 소년들의 우정, 자신들의 우주의 비밀들을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면서 겪는 어려움들을 보여 준다. 그 탐색은 기념할 만하고 아리와 단테는 한마디로 경이로운 인물들이다!
_마이클 카트, 미국청소년도서관협회 전 회장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체성을 고민하는 청소년에게는 우주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되었으면 좋겠고, 모든 청소년들에게는 차이의 가치를 배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성소수자를 배타적으로 바라보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치부하고 있는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가 바뀌길 바랍니다.
_정욜,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대표
★두 소년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삐딱하게 치받기도 하고, 서글프게 수긍하기도 하고, 의연하게 대처하기도 하고, 스스로 검열해 왔던 마음을 내비치기도 한다. 홀로 속앓이하던 두 소년의 자기혐오와 진한 슬픔은 어느덧 말이 된다. 친구가 있어서다. 지독히 외로워하는 자식의 아픔을 먼저 끌어안은 부모가 있어서다. 말이 되는 순간 혼자만의 자기혐오와 진한 슬픔은 다른 누군가의 내면에 파고들 동력을 얻는다. 그 동력은 많은 사람에게 각자 자기 내면을 탐구할 기회를 줄 것이다.
_곽명단, 옮긴이
감사의 말 007
여름의 다른 규칙들 013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참새들 077
여름의 끝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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