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요리사 메리

마녀라 불린 요리사 ‘장티푸스 메리’ 이야기

수전 캠벨 바톨레티 지음 | 곽명단 옮김

원제 Terrible Typhoid Mary
원서 부제 A True Story of the Deadliest Cook in America
발행일 2018년 1월 19일
ISBN 9788971998427 44940
면수 224쪽
판형 변형판 152x214, 소프트커버
가격 12,000원
분류 생각하는돌
한 줄 소개
누가 메리 맬런을 마녀로 만들었는가? 공포와 혐오가 낳은 20세기판 마녀사냥
주요 내용

“그 여자에게는 가마솥이 따로 필요 없다.
지역사회에 퍼뜨릴 독약을 자기 몸속에서 제조하는 까닭이다.”
_타코마 타임스, 1915년 4월 6일 자

의학이 우선인가? 인권이 먼저인가?
‘장티푸스 메리’의 삶으로 보는 질병의 사회사

“손으로 꼽을 만한 기형적 변종.” _타코마 타임스(당시 지역신문)
“그 요리사는 살아 있는 배양관이나 다름없었다.” _조지 소퍼(자칭 전염병 퇴치사)
“저는 사실상 모두가 몰래 훔쳐보는 구경거리였습니다.” _메리 맬런(장티푸스 메리)

『위험한 요리사 메리』는 20세기 초 뉴욕시 상류 가정들 사이에서 묵묵하고 솜씨 좋다는 평을 듣던 요리사 메리 맬런이 한순간 ‘장티푸스 메리’라는 오명을 안고 26년간 격리 병동에 유폐되어 삶을 마감해야 했던 기구한 사연을 추적한 책이다. 메리 맬런은 당시 미국에서는 그 존재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던 ‘건강 보균자’로, 비록 자신은 더없이 건강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여러 집안의 식솔 24명을 장티푸스 환자로 만들었다.
메리 맬런에 대한 세상의 반응은 ‘공포와 혐오’ 그 자체였다. 병색이 완연하기는커녕 운동선수 못잖게 체구가 당당하고 기운 넘치며 ‘우리에 갇힌 사자처럼’ 저항한다는 점이 메리를 현대판 마녀로 만들었다. 게다가 메리는 아일랜드 이민 노동자였고, 무엇보다도 여성이었으며, 홀몸이었다. 보건 당국은 마치 범죄자를 다루듯 메리를 추적하고 겁박했으며, 급기야 경찰까지 나서서 메리를 잡아들이려고 기를 썼다. 다른 한쪽에서는 선정적인 기삿거리에 혈안이 된 옐로 저널이 가세해, 사실을 과장하고 왜곡하고 공포와 혐오를 부추겼다. 비대해진 공포와 혐오는 그대로 돈으로 바뀌어 허스트와 퓰리처를 비롯한 언론의 배를 불렸다.
아일랜드 대기근을 다룬 논픽션 『검은 감자』로 잘 알려진 수전 캠벨 바톨레티는 이 책에서 옐로 저널리즘이 스캔들로 소비한 메리 맬런의 논쟁적인 삶의 이면을 면밀히 살핀다. 메리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일개 민간인이자 평범한 가사 노동자가 어떻게 역사상 가장 악명 높고 가장 오해받은 인물이 되었을까? 보건 당국의 요구를 고분고분 받아들였다면 메리가 최악의 불운은 피해 갈 수 있었을까? 왜 하필 메리 한 사람만 장티푸스 건강 보균자라는 이유로 평생 동안 격리 병동에 유폐되어야 했을까? 장티푸스 메리를 낳은 책임은 누구에게 있었을까?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서 묻고 또 묻는다.
이처럼 이 책은 ‘장티푸스 메리’의 사례를 통해, 개인의 자유와 인권이 공중 보건이라는 시스템과 충돌할 때, 그리고 공공의 안전이라는 대의와 마찰을 일으킬 때 어떤 비극이 빚어지는지 조명한다. 그리고 전염병에 알게 모르게 가해지는 공포와 혐오의 시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날카롭게 비판한다. 한편으로는 ‘장티푸스 메리’ 사건에 어른거리는 미소지니와 제노포비아와 하층 계급 혐오에 대해서도 지적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장티푸스 메리’ 사건은 명백하게 온갖 혐오가 뒤얽히고 충돌하면서 폭발한 재앙이었다.
의학이 눈부신 발전을 이룬 지금도 전염병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2015년 우리 사회를 집단 히스테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는 ‘21세기판 대한민국식 장티푸스 메리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불과 몇 달 전인 2017년 10월 ‘무차별 성매매 부산 에이즈녀’로 언론에 매도당했던 여성은 우리 시대의 메리 맬런이다. 20세기 초반을 뒤흔들었던 ‘장티푸스 메리’ 사건으로부터 10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전염병에 대해 얼마나 많이 깨우쳤는가?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우리는 충분히 보호하고 위로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껴안고 있는가? 김승섭 교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인상 깊게 읽은 독자들에게 특히 권할 만한 책이다.

차례

독자에게 9 / 1장 워런 부인이 요리사 문제를 겪다 10 / 2장 워런 가족이 먹은 것은 아이스크림만이 아니다 16 / 3장 통상적인 원인을 조사하다 30 / 4장 전염병 퇴치사가 단서를 추적하다 36 / 5장 요리사, 부엌을 지배하다 48 / 6장 메리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처럼 걷는다 58 / 7장 비상 권한을 임의로 집행하다 68 / 8장 우리에 갇힌 사자처럼 싸우다 82 / 9장 메리의 그릇된 행동이 비운을 자초하다 94 / 10장 치욕스러운 별명들이 붙다 106 / 11장 나병 환자처럼 유배되다 116 / 12장 재판받을 기회를 얻다 132 / 13장 세균을 퍼뜨리지 않는 법을 배우다 146 / 14장 위생 경찰 부대가 파견되다 156 / 15장 심지가 약했다면 무너졌을지 모른다 166 / 글을 마치며 메리 맬런의 생애에 관한 글들을 되짚어 본다 178 / 메리 맬런의 생애 연대표 189 / 감사의 말 193 / 주석 195 / 참고자료 201 / 찾아보기 219

지은이·옮긴이

수전 캠벨 바톨레티 지음

195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해리스버그에서 태어나 북부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중학교 영어 교사로 일했으며, 지금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쓰면서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친다. 『히틀러의 아이들』로 뉴베리 아너상을, 『검은 감자』로 로버트 F. 시버트상을 받았다. 그 밖에도 『탄광촌에서 자란다는 것』 『파업하는 아이들』 등으로 많은 아동·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했다. 『하얀 폭력 검은 저항』은 미국도서관협회 논픽션 상 최종 후보에 오른 책으로, 남북전쟁 이후 재건 시기에 등장한 KKK의 탄생과 그들의 무자비한 폭력에 저항하다 희생된 흑인들의 삶을 철저한 자료 조사와 뛰어난 통찰력으로 섬세하게 다루었다. 악명 높은 장티푸스 보균자 메리 맬런의 삶을 추적한 『위험한 요리사 메리』(가제)도 출간될 예정이다.

곽명단 옮김

소설과 교양서를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단테, 우주의 비밀을 발견하다』『어느 뜨거웠던 날들』『신이 없는 세상』『위대한 감시 학교』『하얀 라일락』『검은 감자』『행복한 그림자의 춤』『소공녀』『위대한 박물학자』『창조적 단절』『아름다운 죽음의 조건』『빵의 역사』(공역) 등이 있다.

편집자 100자평
메리는 노스브라더섬에서 69세로 삶을 마치기까지 언제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옴짝달싹하기 힘든 궁지에 몰려서도 무너지지 않았고, 격리 병원에서조차 잡역부, 간병인, 간호조무사, 실험실 조수로 자리를 옮겨 가며 끊임없이 일했다. 새로운 친구들도 만들었다. 메리 맬런의 파란만장한 사연은 거대한 폭력 앞에서 어떻게 자신의 존엄을 지켜 내야 하는지 일깨우는 감동적인 투쟁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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