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ey of the River
Essays of Shin, Young-Bok
원제 | 신영복―청소년이 읽는 우리 수필 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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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8년 1월 15일 |
ISBN | 9788971998410 03810 |
면수 | 356쪽 |
판형 | 변형판 145x225, 양장 |
가격 | 20,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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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으로 읽는 신영복의 수필 ‘강물의 여행’
먼 길을 가는 사람의 발걸음은 강물 같아야 합니다.
필생의 여정이라면 더구나 강물처럼 흘러가야 합니다.
강물에서 배우는 것은 자유로움입니다.
― 「강물처럼」,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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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판으로 선보이는 신영복 선생의 수필선집
이 책은 『신영복―청소년이 읽는 우리 수필 01』(2003, 돌베개)의 영한대역본이다. 한국어판의 체제를 그대로 따르되, 「청구회 추억」은 이미 영한대역본으로 출간하였으므로(조병은 옮김, 김세현 그림, 『청구회 추억』, 2008, 돌베개), 이것을 빼고 그 자리에 「수도꼭지의 경제학」을 번역하여 수록하였다. 그리고 한국어판에 수록된 「신영복 약전」의 경우, 2003년 이후의 약력을 보완 집필하고 이를 영문으로 번역하였다.
이 책의 번역자 조병은 교수는 『청구회 추억』 외에도 『처음처럼』의 영역서인 『For the First Time』을 번역하는 등 신영복 선생의 글을 영역하여 외국에 알리는 데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신영복 선생과 함께 성공회대 교수로 지내온 조 교수는 생전에 신영복 선생을 동료이자 스승으로 따랐으며, 이 책도 이미 신 선생님 생전에 번역해서 출간하고 싶다는 의견을 드리고 선생에게 허락을 받은 바 있다.
조병은 교수와의 인연으로 이 책의 감수 및 서문 집필을 맡은 로저 리처드슨 교수(윈체스터 대학교 역사학과 명예교수)는 서문을 통해 자유를 향한 신영복 선생의 뜻을 넬슨 만델라에 비유하며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영감을 줄 것이라고 전하였다.
고 신영복 선생(1941~2016) 2주기를 맞아 이 책을 펴냄으로써 14일의 추도식, 서화전시회(1/10~1/20 동산방화랑)와 함께 선생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신영복의 잠들지 않는 강물
신영복 선생의 사상은 자연에 비유하자면 강물과 같다. 신 선생의 서화에는 물에 대한 것들이 많고, 생전에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를 강의 주제로 자주 인용하기도 하셨다. 바로 물의 속성이 선생이 늘 이야기하던 ‘하방연대’(下方連帶)와 통하기 때문이다. 오대산에서 발원한 물은 한강을 거쳐 바다로 간다. 결국 물은 궁극적으로는 ‘바다’가 된다. 바다는 가장 큰 물이고, 어떠한 것도 대적할 수 없는 압도적 위력을 지니고 있다. 그 위력은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시내를 다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 이름 또한 ‘바다’다. 선생은 저서에서 ‘잠들지 않는 강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 바 있다.
“강의 첫 시간에도 이야기했습니다만, 나는 자주 사람을 두 종류로 대별합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자기보다 강한 사람에게 당당하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 관대한 사람과 반대로 자기보다 강한 사람에게 비굴하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 오만한 사람입니다. 이 두 종류의 사람밖에 없다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조합(combination)은 없습니다. 강한 사람한테 비굴하지만 약한 사람한테 관용적인 사람은 없습니다. 원칙 없이 좌충우돌하는 사람은 있을지 모르지만. 연대는 위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추종이고 영합일 뿐입니다. 연대는 물처럼 낮은 곳과 하는 것입니다. 잠들지 않는 강물이 되어 바다에 이르는 것입니다. 바다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_『담론-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중에서
잠들지 않는 강물, 선생의 삶은 강물과도 같았고, 강물의 여행과도 같았다. 신영복 선생의 영문 수필집 제목을 <Journey of the River>이라 정한 것도 그런 까닭에서다.
이 책의 서문
신영복(1941∼2016)은 한국에서 사상가로, 그 시대 양심의 목소리로, 강압적인 관료주의와 냉혹한 자본주의 그리고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강한 저항으로서 널리 존경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만큼 한국을 제외한 서구에서도 마땅히 더 잘 알려질 필요가 있다. 때마침 신영복이 감옥에서 쓴 편지와 기타 수필들이 영어로 번역되어 나왔다. 이 시의적절한 번역은 분명 신영복을 서구 사회에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 믿는다.
지방의 학교 교장의 아들로 태어난 신영복은 어린 시절을 일제 치하에서 지냈고, 한국전쟁의 공포를 경험했다. 1968년에는 군부독재 하에서 당시 정권이 용인하기 어려운 급진적 견해로 표적이 되어(통혁당 사건에 연루되어) 20년 20일을 감옥에서 보냈다. 물론 그중 몇 년은 독방에 감금되기도 하였다.
이 책에 실린 편지와 수필들은 그의 인내력, 본인이 처한 상황에 대한 감수, 냉철한 극기(克己)와 마음의 평정, 그리고 내적 강인함을 기록하고 있다. 동시에 이 책의 글들은 타인에 대한 깊은 연민, 그리고 고통으로 상처 입은 자신의 조국에 대한 뿌리 깊은 사랑을 보여준다. 그의 관찰력과 관계론적 사고, 연상력은 고립과 간단없는 억압에서 자신을 견고히 지키기 위한 몇몇 조심스런 장치들과 함께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그토록 여러 해 동안 강요되었던 외부와 단절된 삶에서 가장 작은 생명체들―감옥 경내에서 자라나는 잡초나 들꽃, 열린 창문 철창 사이로 날아 들어온 새 한 마리, 지나가는 기차의 기적소리 등―은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띠며, 자유에 대한 소중한 깨달음을 제공한다.
1988년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시인이며 산문가, 서예가, 대학교수로서의 신영복의 위상은 꾸준히 높아져, 의심할 바 없이 성공회대학교의 보석 같은 존재가 되었다. 성공회대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내 그를 많이 기리며 애석해할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기억은, 특히 조국 통일과 ‘새로운 멋진 신세계’의 수립에 대한 그의 열렬한 희망은 오래도록 살아남아 많은 사람들과 그의 조국에 강한 영감을 줄 것이다. 넬슨 만델라처럼, 자유를 위한 그의 음성은 결코 멈출 수 없었다.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우리의 신념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행동에 옮기도록 고무할 것이다.
* 로저 리처드슨(R. C. Richardson)
윈체스터 대학교 역사학과 명예교수, 영국 왕립역사학회 회원, 학술지 ‘문학과 역사’ 공동 편집인 역임. 미국 헌팅턴 도서관 기금 연구교수. 제자, 친구 등 다양한 한국 네트워크를 가지고 자주 한국을 방문하는 학자이다. 주요 저서로 『영국혁명에 대한 토론』, 『근대 초기 영국 가정의 하인』, 『평론집: 수용과 재방문』 등이 있다.
Preface
Shin, Young-Bok, a Great Mentor of Our Time
Translator’s Epilogue
I / Standing as a Clump of Short Field Grass
1부 한 포기 키 작은 풀로 서서
The Economics of Taps〔수도꼭지의 경제학〕
A prisoner’s Teeth〔죄수의 이빨〕
The Body Temperature of Neighbors〔이웃의 체온〕
Theory of Relationship in Calligraphy〔서도의 관계론〕
Two Kinds of Bell-Sounds〔두 개의 종소리〕
‘Magic Pen’ and Calligraphy Brush〔매직펜과 붓〕
A Grass Seed on the Window Pane of a Prison Cell〔옥창의 풀씨 한 알〕
An Indian Chief ’s Letter〔인디언의 편지〕
Calligraphy〔서도〕
Like the Stream Opening Itself to the Sea〔바다로 열린 시냇물처럼〕
The Low Place〔낮은 곳〕
Emptiness Becomes Usefulness〔없음이 곧 쓰임〕
A Pair of Wooden Shoes and an Umbrella〔나막신에 우산 한 자루〕
Calligraphy and the Talent in Writing〔서도와 필재〕
The Elements of Realism in Swearwords〔욕설의 리얼리즘〕
Similar Faces〔비슷한 얼굴〕
Meditation in Autumn〔가을의 사색〕
Morning Bugle of a Winter Dawn〔겨울 새벽의 기상나팔〕
Standing as a Clump of Short Field Grass〔한 포기 키 작은 풀로 서서〕
II / I Want to Walk
2부 나는 걷고 싶다
Mother I Saw in My Dream〔꿈에 뵈는 어머님〕
The Rain We Get Wet Together In〔함께 맞는 비〕
Kkotsuni〔꽃순이〕
Expressing Regret After Reading DaSan〔독다산 유감〕
A Grain of Mung Bean Seed〔녹두 씨ᄋᆞᆯ〕
The Weight of Test〔시험의 무게〕
One-Footed Step〔한 발 걸음〕
A Closed Space, An Open Mind〔닫힌 공간, 열린 정신〕
Norma of Corruption〔타락의 노르마〕
Creation of the ‘MinJung’〔민중의 창조〕
Six Days’ Release Home on Leave〔엿새간의 귀휴〕
A Master at Work〔일의 명인〕
The Highest Form of Relationship〔관계의 최고 형태〕
The Rings of a Tree〔나이테〕
Prison Life in Summer〔여름 징역살이〕
The Wisdom of Enduring Winter〔인동의 지혜〕
“I Want to Walk”〔나는 걷고 싶다〕
What is the Young? And What is it to be the Mother?〔새끼가 무엇인지, 어미가 무엇인지〕
III / Tactless Honesty of Foolish People Changes the World Little by Little
3부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 갑니다
“Young Men, Step on Me and Rise”〔청년들아 나를 딛고 오르거라〕
The Pyramids We Have to Demolish〔우리가 헐어야 할 피라미드〕
The Reason Why You Love Trees More〔당신이 나무를 더 사랑하는 까닭〕
Tactless Honesty of Foolish People Changes the World Little by Little〔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 갑니다〕
The Fate of an Individual Person, the Fate of the People〔개인의 팔자, 민족의 팔자〕
Spring in Nature, Spring in the World〔산천의 봄, 세상의 봄〕
A Warm Token and An Invisible Hand〔따뜻한 토큰과 보이지 않는 손〕
The Beginning of Bamboo Shoots〔죽순의 시작〕
Humane Person, Humane Society〔인간적인 사람, 인간적인 사회〕
Human Faces〔사람의 얼굴〕
Hardship Is Easier to Share Than Pleasure〔어려움은 즐거움보다 함께하기 쉽습니다〕
Sharing, Such a Beautiful Life!〔나눔, 그 아름다운 삶〕
The Whistle of a Train in My Memory〔내 기억 속의 기차 이야기〕
Life That Shares Pain〔아픔을 나누는 삶〕
Beautiful Defeat〔아름다운 패배〕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그람시 떠올려” / 경향신문
향나무처럼 살다 간 야인-시대의 양심 신영복 / 서울경제